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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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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름에 휩싸인 고성 장산숲에서 사랑의 감성에 빠지다.

온라인 명예기자단 조윤희

 


 

고성 장산숲

-소재지: 경남 고성군 마암면 장산리 230-2

-경상남도 기념물 제86호

 


 

2009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마을숲’으로 선정되며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고성 장산숲을 재작년 여름휴가 때 다녀왔었던 추억이 떠올라 다녀왔었네요.

언제 방문해야 제일 아름다운 것과는 상관없이 떠오르니 다녀와야만 할 정도로 그곳이 제게 강한 인상으로 남았었던가 봅니다.

 


 

주차를 한 뒤 숲 쪽으로 걷다가 보이는 비각을 지나치려다가 보니까 김해허씨비각이더라고요.

김해 살고 있어서 그런지 김해라는 단어에 솔깃해지더군요.

고려말 충신 정절공 호은 허기 선생이 살면서 장산마을 형성했다고 하는데, 1843년에 세워진 비로 정절공 허기(許麒) 선생의 유허비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인공 숲이 조성된 장산마을은 원래 장산(獐山)이라 불러왔는데, 이는 마을 뒤쪽 산의 형상이 노루가 누워있는 형태와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었는데, 조선조 중엽 때에 천산재 허선생(天山齋 許先生)의 문장이 나라 안에 널리 알려지면서 지명도 글 장(章)자의 장산으로 자구가 바뀌어 장산(章山)으로 쓰고 있답니다.

 


 

2009년에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된 이후 시간이 제법 흐른 뒤긴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찾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매만지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 같은 장산숲은 우람한 몸통을 가진 나무들이 제법 많이 있어 싱그러움까지 더해줍니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는 약 250여 그루로 우리나라 온대 남부지역에서 주로 자라는 느티나무, 서어나무, 긴잎이팝나무, 소태나무, 검노린재나무, 배롱나무, 쥐똥나무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나무마다 드리운 그림자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 제법 쉴만한 여유까지 안겨주고 있답니다.

 


 

금방이라도 고운 빛깔의 한복을 차려입은 아가씨가 문을 나설 것만 같은 느낌의 죽사정(竹史亭)이 있는데 이곳은 비서원 승지 허재찬(許在瓚)의 부모지소라고 하는군요.

 


 

'햇살이 춤춘다 / 너의 눈동자 속에 세상이 겹친다

흘러내린 눈물에 가려서 / 또 다른 세상에

다시 눈을 뜬 나 / 모든 게 새롭다'

ㅡ 구르미 그린 달빛 OST 중 녹는다 중에서 ㅡ

https://youtu.be/Up_Z3cJUogA

 

녹는다 OST를 같이 들으면서 숲을 걸어보아요.

9월의 찬란한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틈타 들어와 눈앞에서 빛의 파편을 뿌려대고 있으니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답니다.

 


 

2016년 8월 22일 ~ 2016년 10월 18일. KBS2에서 18부작으로 제작한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인공이 박보검이라서? 김유정이라서? ...

아무튼 이곳을 드라마 배경으로 삼은 덕에 유명하게 된 건 사실이니까 고성에서 KBS에 고마워해야 할 것 같은데요~~~ㅎㅎㅎ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KBS는 장산숲을 또 한 번 더 달아오르게 한 것 같네요.

2019년 9월 30일부터 11월 25일까지 32부작으로 제작된 조선 로코 녹두전 역시 장산숲을 택했다는 것이지요.

 


 

약 2년 만에 방문한 곳인데 그동안 장산숲에는 변화가 있었더라고요.

주차하기가 마땅치 않아 길가에 대충 주차했었던 예전과 달리 방문자들의 걸음이 불편치 않게 넓은 주차장과 공중 화장실을 설치했더란 말이지요.

 


 

약 600년 전 풍수지리상 바다가 마을에 비치면 좋지 않다고 하는 결함을 보충하기 위해 조성한 ‘비보숲’으로 앞산과 뒷산을 연결해 만들어졌다고 했는데 1000m에 달했다는 숲의 길이는 바다가 줄어들면서 지금의 길이 정도로 줄어들었던 어쨌든 사람들의 관심은 '이곳에 오니 참 좋다'였습니다.

 


 

연못에 만든 인공섬에 지은 정자 위로 볕이 들고 나무와 그림자들이 군무를 펼치며 연회를 베푸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저만의 착각이겠죠?

 


 

2004년 경남 고성 장산마을에서 지역 문예 운동으로 출발해 2008년부터는 국제 디카시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으며,  2021년에는 고성 장산숲에 디카시 발원지를 알리는 표지석이 세워져 오가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더 감상의 자리임을 알리고 있더군요.

 


 

2016년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문학 용어로 등재되고 중·고교 교과서에도 수록됐으며, 한국을 넘어 미국·중국 등 해외로 확산될 정도로 디카시(스마트폰으로 시적 감흥을 담아 자연이나 사물을 찍고, SNS를 활용해 실시간 소통하는 멀티 언어 예술)가 급물살을 타고 있답니다.

 


 

못을 중심으로 한 바퀴 산책하면 느린 걸음으로 해도 30분도 채 안 걸리는 작은 둘레의 숲길이지만 숲이 주는 감성은 몇 날 며칠이고 계속 되는 여운에 빠져들게 할 정도로 은근히 매력이 있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얼굴이 다르고 매일의 모습이 다른 신비의 숲, 장산숲은 사랑이 굳어지신 분들이나 다시금 그 감성을 찾고 싶으신 분들은 꼭 오셔야 할 곳이 아닌가 싶어집니다.

몇 걸음 안 걸어도 자연이 주는 바람의 소리에 화답할 수 있는 장산숲으로 우리 같이 가실래요?

 


 

푸르름에 휩싸인 고성 장산숲에서 사랑의 감성에 빠지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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